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임명된 지 한달 반 만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를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내부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박범계 법무부 장관 ‘청와대 인사 패싱’에 돌연 사의
지난달 1일 임기를 시작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채 두 달도 안 돼 사표를 낸 배경을 두고 청와대와 검찰의 관계 조율 실패뿐 아니라, 민정수석실 내 갈등설도 제기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최근 단행한 검찰 고위급 인사 후폭풍이 청와대 민정수석실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7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과정에서 박범계 장관으로부터 논의에서 배제당하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이유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지난 7일 추미애 전 법무장관 시절 임명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는 등의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박 장관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논의를 건너뛰고 일방적으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발표했다.
현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인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추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장기간 충돌을 봉합하고 검찰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전날인 16일 오전 국무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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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박범계 법무부 장관 ‘청와대 인사 패싱’에 돌연 사의
청와대는 “인사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의 표명에 대한 국민일보 질의에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에 확인해 달라”면서도 사의 표명 사실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국무회의에는 정상 참석했다. 사의 표명 이후에도 청와대 내부 회의에는 계속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재인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추미애·윤석열’ 사태에 대해 사과한 이후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을 임명했다. 이에 따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와 검찰의 관계 조율 역할을 맡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임명 전부터 검찰과의 관계 조율 등 민정수석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서초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역할을 맡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로 다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충돌했다. 지난 7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되고, 법무부 검찰국장을 맡았던 심재철 검사장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했다. 이 인사에 윤 총장은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의 긴장이 다시 고조됐고,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도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여기에다 검찰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수사와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지난 9일 기각된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는 말도 나온다. 이튿날 청와대는 “월성원전 1호기 폐쇄는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며 “이것이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과의 소통 역할을 맡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임명 이후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까운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자리를 유지하면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민정수석실을 장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비서관은 이번 검찰 인사에서 법무부와 협의를 주도하면서 상급자인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 갈등을 빚었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 이 비서관의 사의설도 보도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사의설이 불거진 만큼, 조만간 문 대통령이 사표 선별 수리를 통해 민정수석실 내부 교통정리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에서도 여러 뒷말과 추측이 나왔다. 검찰의 한 간부는 “이광철 비서관과 박범계 장관이 사실상 신현수 민정수석을 건너뛰고 이견을 조율한 것에 대해 한계를 절감한 것이 아니겠냐”고 했다.